우주동경
이정하, 당신 생각에
좋아하는 것들/시

당신도 어렴풋이 아시겠지만

이건 모두 당신 탓이에요.

오늘 난 아무 일도 못 했거든요.

당신 생각이 떠올라서요.

 

하긴…,

하루 중에서 당신을 떠올리지 않는 시간이

얼마나 될까요?

지는 해가 아름다운 건

이제 곧 볼 수 없기 때문일 거예요.

이렇듯 아름다운 건 내 손에 잡히지 않아요.

그러므로 아름다운 건 주로 슬퍼요.

 

그랬었군요.

여태껏 나는 잡히지 않는 그것들을 사랑하는군요.

잡히지 않아 아름다운 그것들을.

잡히지 않아 못내 슬픈 당신을.

 

 

— 이정하, 당신 생각에

comment