최승자, 여자들과 사내들
사랑은 언제나벼락처럼 왔다가정전처럼 끊겨지고갑작스런 배고픔으로찾아오는 이별.사내의 눈물 한 방울망막의 막막대해로 삼켜지고돌아서면 그뿐사내들은 물결처럼 흘러가지만,허연 외로움의 뇌수 흘리며잊으려고 잊으려고 여자들은바람을 향해 돌아서지만,땅거미질 무렵길고긴 울음 끝에공복의 술 몇 잔,불현듯 낄낄거리며 떠오르는 사랑,그리움의 아수라장.흐르는 별 아래이 도회의 더러운 지붕 위에서,여자들과 사내들은서로의 무덤을 베고 누워내일이면 후줄근해질 과거를열심히 빨아 널고 있습니다. — 문정희, 찔레
2015.01.21